2016년 영국축구협회
축구하면 어떤 나라가 먼저 떠오르십니까? 저는 강력한 파워가 느껴지는 영국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정통 축구, 힘의 축구,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인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프리미엄리그가 있는 곳이죠. 축구의 명문인 영국은 언제나 월드컵 경기의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영국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축구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016년, 영국 축구 협회는 성적 부진에 허덕이던 영국 축구의 문제를 해결하고, 영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자문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축구계는 이 기술 자문위원회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기술 자문위원회에 속한 축구 전문가가 단 한 명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머지 위원들은 축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교육 전문가, 정보기술 IT 스타트업 창업가, 행정가, 전 탁구 국가대표 같은 사람들로 기술자문위원회가 꾸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축구계의 예상과는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타납니다. 기술 자문 위원회의 구성원들은 각자 자기 분야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으로 새로운 축구 가치 체계를 만들어갔습니다.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이전에 축구 전문가들이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양성을 활용하는 방법
우리는 전문가를 선호합니다. 전문가의 말과 행동을 신뢰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양성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성이야말로 조직의 힘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최재천 교수는 다양한 구성원들로 조직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했습니다. 캐나다 총리인 저스틴 트루도는 남자와 여자의 장관 비율을 정확히 50:50으로 나눴습니다. 또 장관들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선출했습니다. 인종 또한 다양했습니다. 다양성의 힘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양성을 우리가 속한 조직에 활용할 수 있다면 현재보다 조직 효율성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성을 우리 일과 우리 삶에 적용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본능적인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본능에서 기인한 것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인종이나 성별적 이유로 편견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무의식적 편견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오래전 실내 수영장에서 동남아시아 출신의 한 남성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실내수영복을 입지 않은 채 반바지를 입고 수영했던 그 남성은 수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물기에 젖은 채 바로 옷을 입고 수영장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본 순간, 저는 수영장 물이 오염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피부 색깔로 무의식적인 편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1970년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블라인드 오디션 실험을 했습니다. 관현악단의 능력 있는 연주자를 뽑는 오디션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관현악단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블라인드 오디션 결과 여성 연주자가 마지막까지 연주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관현악단 내 여성의 비율이 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실제 결과와는 무관한 무의식적인 편견에 휘둘리게 됩니다. 성별과 인종을 넘어서 잠재력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그 때 우리는 다양성을 삶과 일터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 젊고 유능한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리버스 멘토링으로 유명한 구찌는 젊고 유능한 직원들로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이 위원회로 하여금 경영진에게 중요한 의사결정에 앞서 효율적 전략을 제언하게 했습니다. 위원회의 젊고 유능한 직원들은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도록 조언했고, 그 전략을 수행한 구찌는 짧은 시간 내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명품의 강자 프라다는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지 못한 채, 매출은 줄고 브랜드 이미지는 추락하게 됐습니다. 직원들의 나이에 쌓인 경험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와 더불어 젊은 직원들의 제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나이의 다양성을 확보할 때 조직은 효율적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기꺼이 주려고 해야 합니다. 먼저 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만의 노하우라고 생각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공유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버리도록 독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남들과 공유하고 함께 통찰할 때, 조직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먼저 주려고, 먼저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했는데, 1학년 때는 받기만 하던 개인주의적 학생들의 성적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2학년, 3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협업하며 공부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개인주의적 학생들의 성적보다 높아졌습니다.
집단지성
개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단 지성이 필요합니다. 인종과 성별, 성 정체성, 종교를 기준으로 구성원을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본능적 편견을 배제하고, 소수의 사람들을 받아들이려 노력해야 합니다. 다수와 소수가 모이고, 구성원 전체의 생각과 의견들이 존중받을 때 다양성의 힘은 증폭될 것입니다. 그 힘은 조직을 어떤 시련에도 맞서게 할 수 있는 강인함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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