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인수한 회사
10월 4일, 네이버가 회사 하나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어요. 인수금액은 자그마치 약 2조 3400억 원이라고 했어요. 네이버가 투자를 하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할 때 쓸 수 있는 자금이 약 2조 9천억 원이라고 하는데요. 가진 돈의 대부분을 이 회사를 사기 위해 썼다고 해요.
발표를 하자마자 네이버의 주식은 17% 하락했어요. 네이버 주식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 100만 명인데요, 이 사람들이 인수 소식을 듣고 화가 잔뜩 났어요. 어려운 시기에 이름도 생소한 회사를 비싼 돈 들여서 사냐는 것이죠.
네이버가 이전에 투자한 회사가 많은데요, 이번 투자가 네이버 창사 이후 가장 큰 투자라고 하네요. 도대체 네이버는 어떤 회사에 이렇게 통 큰 베팅을 한 걸까요?
표시마크
네이버가 2조 원을 들여서 인수한 회사는 미국판 당근 마켓이라고 불리는 포시마크(POSHMARK)입니다.
당근 마켓처럼 가까운 동네에서 개인끼리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에요.
그런데 당근 마켓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보여요. 당근 마켓과 달리 표시마크가 거래하는 품목은 종류가 단순해요. 주로 중고 의류나 패션 아이템이라고 하네요.
포시마크 앱을 한 번 볼까요?
인스타그램 같지 않나요? 틱톡스럽지 않나요?
포시마크는 당근 마켓에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더해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요.
포시마크에서 판매하는 사람은 사진이나 글, 영상을 사용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어요. 트렌디한 옷과 패션 아이템으로 멋지게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영상을 올려서 근처 동네의 이용자들에게 공유하는 것이죠. 물론 사진과 영상 속의 옷과 패션 아이템은 판매자가 팔고 싶어 하는 상품이고요.
포스마크는 현재 미국과 호주, 캐나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용자수가 8천만 명 정도라고 하네요. 한 달에 한 번 표시마크 앱에 접속하는 사용자는 4천만 명이고요, 하루에 평균적으로 약 25분 정도 포시마크에 머무른다고 해요. 상당히 긴 시간이죠.
네이버가 포스마크를 인수한 이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당근 마켓은 올해도 적자라고 해요. (작년 매출은 257억 원이었고요. 대부분 광고수익이었어요) 수익을 창출할 비즈니스 모델이 마땅치 않은 듯해요.
하지만 포스마크는 작년에 약 4,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요, 돈을 버는 방식을 유심히 봐야 해요. 보통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들은 광고 수익으로 매출을 올려요. 하지만 포시마크는 판매자들로부터 20%의 수수료를 받아요.
중고옷을 만 원어치 팔면 2천 원은 포스마크에 수수료로 내야 하죠. 상당히 높은 비율입니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들도 포시마크처럼 높은 수수료를 받고 싶어 해요. 하지만 사용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포스마크는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요. 이 점을 네이버가 높게 평가하는 게 아닐까요?
네이버 역시 지금 '크림'이라는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어요. 크림은 중고 거래 제품의 진짜 유무까지도 검증을 해주는데요, 크림이 받는 수수료는 살 때 3%, 팔 때 1% 밖에 되지를 않아요.
네이버는 포스마크를 통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수수료를 높게 받을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게 아닐까요?
인수금액을 떠나서, 포스마크는 분명히 잠재력이 있고, 네이버와의 시너지가 있는 회사로 보이긴 해요.
네이버의 매출은 어디서 발생할까요? 네이버는 검색 기업이죠. 하지만 네이버 매출을 따져보면 검색 광고의 비중은 50% 이내라고 해요. 나머지 50%는 커머스와 네이버 페이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즉 커머스와 핀테크가 네이버의 미래인 것이죠.
네이버는 미래 밥벌이를 커머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신상 커머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예요. 이미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어요.
그래서 네이버는 중고거래 시장에서, 그리고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그 기회를 찾고 있는 듯 보여요. 중고거래 시장은 신상 거래 시장보다는 경쟁의 강도가 약하고 시장 자체가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죠.
네이버는 커머스와 핀테크를 결합하려 하고 있어요. 포스마크에 네이버 페이를 적용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페이팔 대신 네이버 페이를 쓰게 하면서 핀테크 매출도 함께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상 커머스 시장의 가장 큰 비용 중 하나가 재고관리 비용이에요. 물건을 직접 사서 보관하다가 고객에게 판매하는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회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재고관리죠. 하지만 개인끼리의 중고 거래는 별도의 재고 관리 비용이 필요 없어요.
네이버의 선택은? Good or bad?
네이버의 주주들은 이번 네이버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보고 있는 듯해요. 떨어진 네이버 주식이 이를 증명하죠.
하지만 저는 장기적으로는 네이버가 올바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여요. 네이버는 커머스 시장으로 진출해야 하고, 중고시장 말고는 진출할 시장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포스마크를 통해 본격적으로 해외 무대에서 경쟁을 시작할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고요.
그리고 포스마크의 대다수 사용자의 나이대가 20~30대예요. 미래의 돈줄 인 셈이죠.
겨울에 봄을 준비하는 회사만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네이버의 포스마크의 선택이 수년 뒤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으로 보이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정리해볼까요!
1. 네이버가 창사 이래 가장 큰돈을 투자해서 미국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스마크를 인수했어요. 포스마크는 중고 패션, 의류에 특화됐어요. 앱에 들어가서 보면 포시마크는 마치 당근 마켓과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받아요.
2. 포스마크는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20% 받으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예요. 사용자수는 8천만 명, 한 달에 한 번 표시마크 앱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는 4천만 명, 하루에 평균적으로 머무르는 시간은 25분이라고 하네요.
3. 네이버는 중고 커머스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어요. 기존 신생 커머스 시장은 포화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경쟁이 덜한 중고 거래 시장에서 커머스의 미래를 보고 있는 듯해요. 포시마크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하는 네이버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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